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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8대 이슈] ‘리니지 형제’에서 배틀그라운드까지
임영택 기자 | 승인2017.12.31 18:40

2017년 한국 게임산업계는 숱한 이슈로 뜨거웠다. ‘리니지2 레볼루션’과 ‘리니지M’으로 대변되는 모바일 MMORPG의 열풍, ‘배틀그라운드’의 흥행, 정권 교체 이후 불어온 규제완화의 기대감 등 긍정적인 요소도 많았다. 반대로 유료재화를 활용한 아이템 거래소와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 논란, 심화된 양극화, 전병헌 전 정무수석과 한국e스포츠협회를 둘러싼 잡음 등 부정적 이슈도 끊이지 않았다.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의 국회 발언도 화제였다.

 

리니지M(사진)을 비롯한 모바일 MMORPG 열풍이 불었다. 특히 리니지M과 리니지2 레볼루션은 기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볼 수 없던 매출 성과를 기록하며 화제를 만들었다.

▲모바일로 등장한 ‘리니지 형제’

모바일게임으로 등장한 ‘리니지’가 시장을 휩쓸었다. 지난 2016년 12월 출시된 ‘리니지2 레볼루션’은 첫달에만 매출 2060억 원을 달성했고 지난 6월 서비스를 시작한 ‘리니지M’도 첫달 매출이 2300억 원에서 25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힘입어 넷마블게임즈는 올해 누적 매출 2조원 돌파가 예상되고 있으며 엔씨소프트도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규모를 확대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 중국, 미국 등 전세계에서 수위권에 해당하는 시장에서도 달성하기 힘든 매출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상위 게임으로의 매출을 집중시키면서 양극화 현상을 가속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확률형 아이템’을 통해 과도한 결제를 유도한다는 비판과 함께 아이템 거래소와 관련돼 홍역을 앓기도 했다.

여기에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더욱 커진 지식재산권(IP)의 가치를 보여준 사례이자 모바일 MMORPG를 완전한 시장 주류로 만들어준 작품으로 꼽히기도 한다.

 

▲PC의 역습 ‘배틀그라운드’의 흥행

지난 3월 출시된 PC 슈팅게임 ‘배틀그라운드’가 전세계적인 흥행돌풍을 일으켰다. 누적 판매량은 2500만 장 이상, 최고 동시접속자수는 300만 명 이상을 기록했다. 수년간 외산게임에 내줬던 국내 PC방 점유율 1위 자리도 되찾았다. 시장의 흐름이 모바일게임으로 쏠린 상황에서 PC 게임으로 낸 성과라는 점이 더욱 주목을 받았다. 지난 3년간 모바일게임이 대상을 수상했던 대한민국게임대상도 거머쥐었다.

‘배틀그라운드’의 흥행은 많은 시사점을 안겨줬다. 안정성을 이유로 유사한 형태의 게임 제작이 지속되고 있는 국내 게임업계에 새로운 도전의 필요성을 각인시켰다. 또 모바일게임으로 시장 흐름이 넘어간 상황에서 PC게임이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도 보여줬다.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던 글로벌향 게임 개발의 중요성도 확인시켰다.

 

PC 슈팅 배틀그라운드의 흥행도 화제가 됐다. 침체됐던 PC 게임의 가능성을 재확인시켰으며 한국산 게임으로는 드물게 북미와 유럽 등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어 더욱 주목 받았다.

▲‘뇌물 논란’ 전병헌과 한국e스포츠협회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한국e스포츠협회를 이끌던 시절 롯데홈쇼핑 등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했다는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도 이슈였다. 전 전 수석이 명예회장으로 있던 시절 롯데홈쇼핑 등에게 한국e스포츠협회에 후원금을 내달라고 요구하고 일부 금품 등을 수수했다는 혐의다.

또 전 전 수석의 국회의원시절 비서진이 관련 후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혐의로 구속되고 이와 관련해 협회 관계자도 조사를 받는 등 한국e스포츠협회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한국e스포츠협회의 경우 삼성전자의 프로게임단 매각에 따른 협회 이사회 이탈과 이어진 CJE&M의 탈퇴로 인해 안팎으로 부침을 겪는 상황이다. 최근 블리자드와 펍지 등 e스포츠 종목사들의 독자 노선 추구가 강해지고 있어 협회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는 모습이다.

 

▲‘크런치 모드’와 근무환경 개선 ‘움직임’

게임업계에 관행처럼 굳어져 있던 ‘크런치 모드(특정기간 초과근무 정책)’가 논란이 되면서 업계 전반의 근무환경 개선 움직임도 나타났다. 넷마블게임즈의 경우 올해 2월부터 전직원을 대상으로 ‘일하는 문화 개선 설명회’를 개최하고 야근 및 주말 근무 금지, 탄력근무제 도입, 종합건강검진 확대 등을 시행했다. 또 총 3년간의 연장근무수당도 지급에 나서고 평균급여 인상과 연 200만원의 복지포인트 제공 등 임직원의 처우 및 복지 개선에도 힘썼다.

위메이드도 자회사 위메이드아이오에서 ‘크런치 모드’ 이슈가 불거지면서 이를 철회하고 근무환경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으며 NHN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여름경부터 출퇴근 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꽉 막힌 중국 게임길 ‘판호’ 금지 논란

‘사드 논란’으로 인한 한중 외교관계의 경색으로 한국 게임의 중국 시장 수출길이 막혀 논란이 됐다. 중국 정부에서 한국 게임에는 현지 서비스를 위한 ‘판호’를 내주지 않는다는 소문이 퍼졌고 실제 지난 2월부터 한국산 게임의 ‘판호’ 발급이 이뤄지지 않았다. 일찍부터 중국 서비스를 준비했던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 ‘판호’ 문제로 서비스가 지연됐고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레드나이츠’도 현지 사전예약까지 진행했음에도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한중 외교관계가 개선되면서 내년부터 한국 게임의 중국 진출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도박이냐 아니냐’ 확률형 아이템

최근 몇 년간 이슈가 됐던 ‘확률형 아이템’이 올해도 화두가 됐다.

올해 국내에서는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종전 자율규제보다 내용을 강화한 새로운 자율규제를 7월부터 시행했다.

하지만 이용자단에서는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목소리가 많다. 전체 준수율이 70% 수준에 그치고 핵심이 되는 모바일게임의 경우 준수율이 60%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더욱이 상당수의 이용자들이 원하는 것은 확률 공개가 아닌 사실상 획득 확률의 상향인 탓에 불만은 사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이에 국회 일각 등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이 이용자의 과도한 결제를 유도한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이 같은 논란은 해외에서도 이슈가 됐다. 일렉트로닉아츠(EA)의 ‘스타워즈 배틀프론트2’가 ‘확률형 아이템’으로 인해 비판에 직면했고 이에 미국 하원의원이 관련 규제를 담은 법안을 준비하고 벨기에 게임위원회가 ‘확률형 아이템’을 도박으로 분류할지 검토하는 등 논란이 됐다. 최근에는 애플이 ‘앱스토어 검수 가이드라인’을 수정해 확률형 아이템 판매시 아이템 획득 확률을 공개하는 것을 의무화하기도 했다.

 

중국산 게임의 돌풍 중심에는 소녀전선(사진)이 자리했다. 이 게임은 기존 국산 게임과는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과 게임구조 등으로 이슈가 됐다.

▲‘소녀전선’ 앞세운 중국 게임의 역습

중국산 모바일게임의 국내 시장 흥행도 이슈였다. 올해 ‘반지’, ‘여명’, ‘권력’, ‘음양사’, ‘클랜즈’, ‘열혈강호 for Kakao’, ‘대항해의길’ 등 다수의 중국산 모바일게임 매출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국내 중소 게임업체는 대기업 작품과 중국산 작품 사이에 끼어 입지가 좁아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올해 중국산 모바일게임의 흥행의 진정한 핵심은 ‘소녀전선’과 ‘붕괴3rd’다. 이 두 게임의 흥행은 일본풍 만화와 애니메이션 등을 선호하는 서브컬처 마니아층의 지지와 더불어 획일화된 게임구조와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반동으로 분석되고 있다. 게임의 본질인 재미에 집중하고 과금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과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흥행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이는 비슷비슷한 게임 제작에만 나서는 국내 산업계 풍토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다만 대규모 마케팅을 앞세우고 기존 성공 공식을 따르는 블록버스터들이 여전히 시장에서 흥행하고 있다는 점은 또 다른 시사점을 남긴다.

 

정권교체와 더불어 규제완화 기대감도 커졌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사진 중앙)은 취임 9일 만에 게임업계 종사자와 만남을 갖고 진흥 중심의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권 교체와 함께 불어온 규제 완화 바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게임산업을 둘러싼 규제의 완화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화두였다.

실제 지난 6월 19일 취임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열흘도 안 된 같은 달 27일 경기도 판교 글로벌게임허브센터를 방문해 게임업체 대표 등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친게임 행보를 보였다.

특히 이 자리에서 도 장관은 정부 주도의 일방적 규제가 아닌 업계의 자율규제로 전환하겠다며 민관합동 게임규제 개선협의체 구성 계획을 발표하고 게임생태계 복원을 위한 적극적인 진흥도 약속했다.

또 8월 개선협의체가 본격적으로 발족하고 9월에는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과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 바른정당 김세연 의원, 자유한국당 이종배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들이 대한민국게임포럼을 출범시키는 등 우호적인 분위기가 지속됐다. 게임업체 웹젠 출신의 김병관 의원은 청소년의 심야 시간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를 담은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실질적인 규제 완화는 이뤄지지는 않은 상황으로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이외에도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이 국정감사에서 ‘게임계 적폐’ 발언으로 잡음을 만들었으며 유료재화를 통한 아이템 거래 시스템을 탑재한 게임에 대한 청소년이용불가 판정도 논란을 만들었다.

[임영택기자 ytlim@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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