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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진짜 필요한 개발사엔 `무용지물`인 정부 융자
임영택 기자 | 승인2017.07.03 08:30

 

얼마 전 만난 관계자는 중소 개발사에 대한 지원정책을 말하다가 기술보증기금 이야기를 꺼냈다. 2000만 원을 빌리러 갔더니 억 단위로 빌려가라고 했다는 말이다.

사실 이 회사는 돈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단지 벤처기업인증 혜택을 받기 위해 기술보증기금 대출이 필요했다. 그러나 흔히 ‘기보’라고 불리는 이 기관은 매출이 잘나오는 이 회사에 돈을 더 많이 빌려주고 싶어 했다. 이 관계자는 “돈 버는 곳에 돈을 더 빌려준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얼마 전 모 기관으로부터 자금이 필요한 개발사를 알려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투자자금이 많이 생겼다는 이유였다. 단 조건은 매출 5억 원 이상의 기업이었다. 그는 “매출 5억 원의 회사가 왜 받겠냐”고 목소리 높였다.

기술보증기금 같은 기관은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국내 기업이 필요한 자금 등을 지원해주는 곳이다. 국민의 세금을 허투루 쓸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정말 가능성이 있고 성장해 다시 돌려줄 수 있는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이들 자금지원의 취지를 생각하면 행동이 마뜩찮은 것도 사실이다. 정말 돈이 필요한 회사에 쓰일 자금이 사실은 크게 필요하지 않은 곳에 흘러들어가는 꼴이기 때문이다. 일부 정부 지원 자금의 경우 조건이 까다로워 진짜 돈이 필요한 영세업체는 사실상 대출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 중 하나로는 게임콘텐츠산업에 대한 낮은 이해도가 꼽힌다. 게임 출시까지 소요되는 1~2년의 시간동안 매출이 발생할 수 없는 게임개발사의 현실을 이해 못한다. 게임콘텐츠의 작품성과 흥행성을 예측하지 못하다보니 서류상의 요건이나 다른 외부적 요소만 살핀다. 실제 정부 지원 사업이나 자금융자 심사 과정에서 엉뚱한 질문을 하는 심사위원들 때문에 불편했다는 관계자들의 목소리가 많다.

물론 이 사례는 일부일 것이다. ‘기보’나 ‘신보’를 통해 자금을 수혈 받아 사업을 잘 이끌어가는 회사도 많다. 자금을 운영하는 실무자 입장에서도 확실한 성과 사례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것 중 하나는 “투자되는 돈은 있지만 정말 필요한 곳에 잘 쓰이고 있는가”다.

최근 게임산업 육성에 대한 목소리가 크다. 새 정부 들어 산업계의 기대감도 높다. 얼마 전 도종환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게임업계와의 간담회를 통해 중소기업의 성장을 위해 힘쓰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장의 모습이 이렇다면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어도 소용이 없다. 새로운 지원책을 만들고 투자 규모를 늘리는 것보다 기존 정책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임영택기자 ytlim@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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