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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게임선용군’이라는 말 사라져야
임영택 기자 | 승인2017.03.12 12:54

 

얼마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6년 게임과몰입 종합 실태조사’ 자료를 읽으며 목에 가시가 걸린 듯 불편한 단어가 있었다. ‘게임선용군’이다.

‘선용’이라는 단어의 뜻은 ‘알맞게 쓰거나 좋은 일에 씀’이다. ‘게임선용군’은 게임을 알맞게 쓰거나 좋은 일에 쓰고 있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것일 게다.

언뜻 듣기 좋은 이야기다. 하지만 그 밑에 깔린 게임에 대한 이분법식 사고와 이런 조사 결과를 만들어낸 배경이 불편하다.

기자는 게임 외에 다른 문화콘텐츠에서 선용군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음악선용군, 영화선용군, 만화선용군.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온다.

문화콘텐츠는 그 자체로 선도 악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선용’하는 것은 좋은 일지만 개인의 선택이고 누군가 규정해 줘야할 것도 아니다.

누군가 음악이 나쁘다고 주장하거나 나쁜 음악이 있다고 말해도 우리는 ‘음악’ 자체가 ‘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클래식 음악이 태교에 좋다고 해서 클래식 음악이 ‘선’은 아닌 것과 같다.

마찬가지로 음악을 ‘선용’할 필요도 없다. 누군가는 정말 음악을 나쁘게 이용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누구나 음악은 그냥 좋아서 듣는 것으로 이해한다.

영화는 어떤가. 사람에 따라 좋은 영화와 나쁜 영화가 있을 수는 있다.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영화도 존재한다. 한국에서는 불법적이고 있어서는 안 될 ‘포르노 영화’와 같은 존재도 있다. 그러나 역시 ‘영화’ 그 자체는 선도 악도 아니다. 개인의 호불호와 일부 문제시되는 것, 대중의 감동을 얻는 것들이 존재할 뿐이다. 영화를 ‘악용’하고 ‘선용’하고의 구분도 없다.

그런데도 게임은 ‘선용군’이 필요하다. 게임이 ‘악’이라는 주장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게임 중에는 나쁜 게임이 있을 수도 있다. 게임이 다른 문화콘텐츠와 조금 다른 특성을 가진 것도 이해한다. 그러나 다른 문화콘텐츠와 마찬가지로 게임 역시 게임일 뿐이다. 게임이 좋아서 즐기는 것에 ‘선용’과 ‘악용’을 구분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다.

사실 2011년부터 시작된 실태조사에서 ‘게임선용군’이 탄생한 배경은 익히 짐작 가능하다. 게임이 나쁘다고 아우성치며 인터넷과 게임을 묶어 중독이라고 외치는 이들의 이상한(?) 연구결과를 반박하기 위함이다. 게임을 즐기면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말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기능성게임 활성화를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게임’의 활용성과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해야 하는 현실은 달갑지 않다. 그냥 좋아서 즐기는 ‘게임’에 자꾸 다른 목적을 부여해야 하는 것 자체가 ‘게임’을 ‘게임’으로 볼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게임선용군’이라는 단어가 사라지길 바라는 이유다.

[임영택기자 ytlim@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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